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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종을 비롯한 문신과 환관들은 아침까지 연복정에서 벌어졌던 향연으로 대취한 채 수레에 올라 다음 여흥 장소인 흥왕사로 향한다. 반면 정중부를 비롯한 장군들과 이의방, 이고 등의 하급장교들은 살을 에이는 추위속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쥔 채 어가를 호종한다. 어가행렬이 오문(五門)에 이르렀을 때 의종은 고단한 무신들을 위해 수박희를 명한다. 군사들을 동요시키려는 목적의 이의방은 대장군 이소응과 대련을 앞둔 석린에게 은밀히 이소응에 대한 실제 가격을 명하고 이에 따라 석린은 이소응을 무차별하게 폭행한다. 도망치는 이소응을 비웃으며 급기야 손찌검을 날리는 환관 한뢰. 이를 보며 박장대소하는 의종. 수치심과 분노로 가득찬 군사들은 당장이라도 칼을 뽑아들 태세인데 정중부는 한뢰와 문신들을 질타해 현장의 사태를 수습한다. 그러나 마음만은 이미 왕에 대한 믿음을 버린 정중부는 보현원에서 거사를 치를 결심을 하는데...